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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때문에 힘듭니다

생활/일상

by 야솔아빠 2012. 1. 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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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올릴수 없어서 블로그에 씁니다
페이스북은 직장관련자 분들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분은 이상야릇한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노숙자 아저씨가 5점이면 이 분은 3.5점 입니다.
한달 이전 부터 우리 관련 파트로 인수인계를 받으러 왔습니다. 그분에게 인수인계를 진행하시던 분은 얼마나 사람이 착하신지 화 한번 안 내던 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착한 분이 그분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할 때면, 코가 뻥 뚤리는 흡입하는 것을 사정없이 코에 넣고 흡입하고 그럽니다.
전 그 행동이 코를 마비시키려는 행동이였음을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그 분이 왔습니다.
올해부터 제 옆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예상 자리배치도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분명 그 자리비치도를 입수한 사람이 청탁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 분이 제 옆에 앉았습니다.
소문만큼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비염이 있습니다..
견딜만 했습니다.
그분은 오른손잡이임에도 책상서랍을 왼쪽에 두었습니다. 저와 팔이 닿을 정도로 아주 가깝게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왼손잡이 인줄 알았습니다. 저의 처지를 딱히 여긴 다른 분이 책상서랍 위치에 대해 물어보니, 그 분은 멀티탭의 위치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의 자리 배치(오른손 잡이 기준)>



<그 분의 자리배치(왼쪽), 그리고 저의 자리 배치(오른쪽))

하루가 지났습니다.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
냄새 강도가 조금씩 강해집니다.
아침에 겉옷을 의자에 걸치고, 담배피러 나갑니다. 그 분이 자리에 없는데도  냄새가 납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어떤 분은 그분과 같이 점심을 먹다가, 쏠렸다고 합니다. 농담으로 들었습니다.
가끔씩 퇴근할때는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매스껍습니다. 요근래 직장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이라 생각했습니다.

5일째 되는 날입니다.
금요일입니다.
아이 병원을 들려야 해서, 그 분 보다 늦게 출근했습니다.
정말 왜이렇게 그날 따라 냄새가 심할까요?? 쏠렸다라는 말이 진담으로 들립니다. 정말로 노숙자 아저씨가 옆에 있는 느낌입니다.
제가 출근하기 전까지,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 냄새가 더 축적되었는지, 제 코가 도저히 견디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분은 습관적으로 일을 하면서 한숨을 많이 쉽니다. 그 전날까지는 이정도는 아니지만, 그 한숨을 쉴 때마다 더 강하게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도저히 옆자리에 앉아있지를 못하겠습니다.
의자를 최대한 다른 방향으로 하고, 노트북도 각도를 틀었습니다. 자연히 엉덩이는 오른쪽으로 빠지고, 손은 왼쪽으로 주욱 늘인 이상한 자세가 나옵니다.
그 분이 또 자리를 뜹니다. 정말로 그동안의 사람들이 한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느낌니다. 정말로 미추어버릴것 같습니다. 그 분이 오기전에 저도 자리를 뜹니다. 도저히 그 사람이 더 뿜어댈 미칠것 같은 냄새를 견딜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30분을 배회하고 들어옵니다.
저의 고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니, 힘내라고 합니다. 웃기다고 합니다. 그정도냐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 분의 변하지 않는 점퍼와, 항상 입고 있는 회색 스웨터를 이야기 합니다.
저는 이제서야 그 분의 옷이 변하지 않는 것을 눈치챕니다.
지옥같은 금요일이 끝났습니다.

월요일 입니다.
그 분이 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그 분이 먼저 인사를 건냅니다.
어라?? 마음을 단단히 먹어서 그런지 심각하지 않습니다. 담배를 피고 오면, 이상하리 만큼 유독 나는 냄새... 그래도 충분히 견딜만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두 개의 똑 같은 옷이 신경에 거슬립니다.

화요일 입니다.
그 분이 옵니다. 그 분이 먼저 인사를 건냅니다. 윽.. 방심했습니다.
냄새 강도가 어제와는 다릅니다. 그래도 견딜 수 있습니다.
여전히 회색 스웨터...
그 분은 남의 일에 참견을 하기 좋아합니다. 자기 옛날에 어떤 기술로 어떻게 일을 해결했다고 자랑합니다.
그런데 점점 대화를 섞어 보니... 그리 잘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설령 이전 프로젝트에서는 잘 했을 지언정, 지금 프로젝트는 자신의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남의 일이나 기술에 참견할 시간이 없어보입니다.
그 분은 DBA도 되어야 하고, 상황실 모니터링도 하셔야 하고, 아키텍쳐도 되셔야 하고...

수요일 입니다.
그 분이 옵니다. 이상합니다. 냄새 강도가 하루하루 강해집니다.
또 같은 옷이 눈에 들어옵니다.
느낌이 옵니다. 주말에만 씻는구나...
사람들이 나보고 점심약속을 잡지 말라고 합니다. 그 분과 밥먹는데, 대화도 맞추기 어렵고, 나 없으면 힘든다고 합니다.

목요일 입니다.
그 분이 옵니다. 덤덤합니다.
스웨터는 분명히 하나이던지, 똑 같은 것을 하나 더 삿던지 입니다.
결혼도 했고, 딸도 있다고 하는데... 미치겠습니다.

금요일 입니다.
각오했습니다. 내 코야, 내 코야.. 견디어 내다오..
그 분이 옵니다. 각오했습니다. 오...견디어 집니다..
4시쯤 되어서 그 분이 고객쪽 문의 대응을 저를 포함시켜서 대응합니다. 저도 관련이 있는 내용이였습니다.
그 분은 로그를 못보십니다. 남의 일 참견하기 전에 자기 로그만 볼 줄 알면 좋겠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고객 호출 --> 저 --> 그 분의 영역

저에게 응답 로그가 있다면, 그분의 영역에도 요청,응답 로그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고객보고 테스트 호출해달라고 합니다. 고객의 문의는 응답메세지 일부를 못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혼자서 테스트를 해보니, 응답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그 분의 영역과는 상관이 없어진 것입니다. 응답 메시지가 부분적으로 리턴 된 것이 아니고, 전체가 리턴 된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남아서 참견합니다.

고객과 대화 채팅창이 열리고 참가인원은 8명이 넘는 것 같습니다.
고객쪽 단말기 문제인지, 제가 담당하는 서버의 문제인지를 확인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 분이 대화창에 참여해서 간섭합니다.
단말기 호출 방식이 Sync 방식이냐 Async 방식이냐.. io를 사용하는지 nio를 사용하는지를 물어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합니다.
처음에는 이 분이 단말기 테스트도 해봤었나 생각이 듭니다.
아..채팅창만 복잡해 지고 산만해 집니다.

저녁을 먹을 분위기 입니다. 어쩌면 빨리 해결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냥 버텨 보기로 했습니다. 밥을 같이 먹고 싶은 심정이 아닙니다. 그 분은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여전히 해결 안된 상황을 좋아하십니다. 또 채팅창에 참여해서 의견을 내 놓습니다. 이제는 그 누구도 대답을 안합니다. 한다면, "아 네.."

성공하는 단말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저는 이것은 내 문제는 아니구나 라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라도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해보면, 문제 없이 작동을 하니, 그 곳에서 테스트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테스트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테스트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줬습니다.
이제는 단말이 아닌 자신의 PC에서도 똑같이 데이터가 짤려서 들어온다고 합니다. 저는 네트워크 문제로 보이니, 혹시라도 timeout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ping 명령으로 네트워크가 끊어지는 현상은 없는지 확인도 요청햇습니다. 그 분은 또 참견합니다. buffer size를 늘려야 한다고... 아니 고객 PC에서도 짤리는 현상이 있는데... buffer size도 맞지만, 그것은 나중 문제 같은데..

저는 이 때 도저히 배가 고파서 햄버거 먹고 온다고 하며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혼자서 먹는 밥이 오히려 좋습니다. 이상한 기분입니다. 쓸대없는 야근을 하고 있지만, 밥을 혼자 먹고 있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아마도 혼자 밥을 먹게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그 분이 상황이 끝났다라고 합니다.
그 분은 이미 컴퓨터를 껐고.. 저는 어떻게 끝났나 궁금했습니다. 여전히 채팅창은 살아있었습니다.
고객은 단말의 binary와 wifi의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하는데, 저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제 분야가 아니니까요.. 확실한 것은 여튼 네트워크쪽 문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고객은 알려준 테스트 방식을 단말에 적용해보니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고마워 했습니다. 그러면서 http 500 에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추가 질문을 했습니다. 저 없는 사이 그분이 또 이상하게 설명을 하더군요.. 정답도 아닙니다. 에러는 제가 발생시킨 에러 코드니까요..
그 분은 집에 가자고 하면서 보챕니다. 같이 가기 싫고 얄밉고 그래서, 고객의 질문에 친절히 서버 로그까지 찾아서 친절히 답변을 해 줬습니다. 정말 내가 이렇게 친절하게 응대를 하다니 놀랍습니다.
그 분은 이미 채팅창에서 사라졌기에 너무나도 평온했습니다. 서로가 수고했다라라는 말을 남기고, 고생했다라는 말을 남기고, 감사하다라는 말을 듣고 컴퓨터 종료를 했습니다.

그 사이 그 분은 이미 퇴근했습니다. 참고로 지하철도 같은 방향입니다. 혹시라도 지하철에서 만날까봐, 저는 양지질 까지 했습니다.
9시가 넘어서 일이 끝났는데, 전혀 화가 나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이유는 저 혼자 집에 갈 수 있었다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아..내일이면 월요일 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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